
샌프란시스코에 쉬러(?) 도망와있는데, 올해가 미국 테크회사들의 상장 풍년인지라 (3월 Lyft, 5월 Uber, 6–7월 Slack과 Pinterest, 하반기 Palantir 등등) 동네가 잠잠할 날이 없다.

몇 블럭 걸으면 계속 신규 상장사 오피스가 나오는 바람에 호기심대마왕병 + 직업병 발동으로 상장관련 자료를 신나게 뜯어보고있다.
이게 뭔 쉬는 건가 싶겠지만 파이낸스+테크 사이 애매한 백그라운드를 가진 주니어에게 테크회사의 상장만큼 신나는 놀이터는 없음 으히히(#toogeeky) 다만 혼자 놀기 심심해서 미국 IPO 분석의 출발점이라고 할 수 있는 S-1에 대해 공유해 본다. 같이 읽고 얘기나눠요!
미국에서 ‘공식적으로' IPO(주식공개상장)를 추진하려면, 대표적으로 두 가지 신청서를 제출해야한다. (그리고 CEO가 화려하면서도 진중한 인터뷰를 해서 hype을 형성!)
1. SEC*에 Form S-1 (이하S-1)제출
2. 증권거래소**에 등록 신청서 제출
*U.S. Securities and Exchange Commission, 미국 증권거래위원회, 한국의 금감원
**어떤 거래소든 선택할 수 있지만 대형펌이라면 대부분 NYSE나 NASDAQ을 택함
2번 증권거래소에 제출하는 신청서는 이 상품(여기서는 증권)이 어느 상점에서 거래될 것인가를 결정한다. 같은 화장품이 신세계백화점, 현대백화점, 올리브영 등 유통 채널에 따라 가격, 수수료, 판매 규모 그리고 브랜드 이미지까지 달라질 수 있는 것과 같은 상황이다. 각 회사의 능력치와 전략적 판단에 따라 증권을 상장(list)할 거래소를 정하고, 신청서를 제출한다.
👩💻많이 들어보셨을 뉴욕증권거래소와 나스닥 사이의 선택이 더 궁금하다면 ‘이 글' 참고
더 뜯어볼 재미가 있는 건 1번, S-1이다.
이 증권이 왜 시장에서 팔릴 만한 상품인지
상세히 설명한 자료이기 때문이다.
👩💻우선 ‘왜'가 붙으면 모든 문제가 한층 더 재밌고 심란해지기 마련이니까 개인적으로는 벌써 꿀잼
S-1이 뭐지?
풀네임은 SEC Form S-1,
미국의 ‘증권신고서(Registration Statement)’로써,
Securities Act of 1933에 의거하여 공개적으로 거래되는 증권의 투자자에게 해당 회사의 사업적, 재무적, 법적 정보 등을 투명하게 공개해야하는 의무에 따라 제출하는 서류다.
👩💻이렇게 교과서적인 정의는 꼭 무시당하기 마련인데, 네임드 법치국가인 미국에선 관련 법을 알아둬야 프로인데다가 이 ‘Securities Act of 1933’은 한 번 알아두면 여기저기서 유식한 척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여기까지 읽으면 벌써 S-1의 첫 장의 시작을 이해할 수 있다. 아래 이미지에서 방금 읽은 단어들을 찾아보자.

이 S-1이라는 증권신고서는 크게 두 파트로 이뤄져있다.
파트1 : ‘투자설명서(Prospectus)’
파트2: 기타 등등(투자자에게 필수적으로 공개할 내용 말고 SEC에 제출할 내용)
딱 봐도 파트1이 메인. 투자자 입장에서는 ‘S-1 = 증권신고서(Registration Statement) = 투자설명서(Prosepctus)’라고 보면된다. 기관투자자의 입장에서 멋있게 말하자면, 이 투자설명서를 바탕으로 ‘due diligence’를 실시하면 된다.
즉, S-1은 상장시 이 회사가 투자하기에 적절한 회사인지 판단할 근거를 제공해주는 보고서다.
미국 상장회사는 Form 10-K라는 연간 사업보고서를 내기 때문에 관련 마켓이나 사업 현황에 대한 정보를 비교적 쉽게 얻을 수 있다. 하지만 상장 전 회사, 특히 새로운 마켓을 개척한 테크회사의 경우 투자 의사결정을 내릴만큼 신뢰성 높은* 관련 정보를 얻는게 정말 어렵기 때문에 (관련 리서치, 분석을 해야하는 애널리스트, 콥뎁 동료분들에게 위로를 전합니다ㅠㅠ) 개인적으로는 S-1만큼 꿀잼 꿀정보인 자료가 없다.
*소송국(미국)에서 이 투자설명서에 함부로(misinterpretation/ommision) 숫자를 적었다가는 아주 심란해지기 때문에, 비교적 신뢰성(credibility)이 높다고 판단한다.
👩💻지난 달(19년 3월) 상장한 리프트는 벌써 S-1 내용에 관한 소송걸리는 중 ㅎ
S-1에 대체 무슨 내용이 있길래?
파트1, 투자설명서가 필수적으로 포함해야하는 주요 내용은 이런 것들이 있다:
(전체 리스트가 아니며, 순서대로 나열하지 않음)
요약정보와 리스크요소 (summary information and risk factors)
사업 운영 현황 (description of business)
재무제표(financial statements)
재정상태와 사업 운영 성과에 대한 매니지먼트의 분석내용(management’s discussion and analysis of financial condition and results of operations)
마켓리스크에 대한 정성적, 정량적 공개(quantitative and qualitative disclosures about market risk)
경영진 소개와 보상(a description of management, executive compensation)
the percentage of the business being sold by individual holders총 공모규모_예상 (total proceeds)
투자자금 활용 계획(use of proceeds)
IPO주관사 정보(information on the underwriters)

그리고 파트2에는 Other expenses of issuance and distribution, recent sales of unregistered securities, exhibits and financial statement schedules 등이 들어 있다. 투자자말고 SEC의 행정 처리를 위해 필요한 자료들이다.

정확한 전체 목차는 빈 S-1 포맷을 보고 파악 가능하다 : https://www.sec.gov/about/forms/forms-1.pdf
DART에서 사업보고서를 열어본 적이 있다면 대충 느낌이 올 듯. 다만 사업보고서와 달리 투자설명서는 말 그대로 이 증권이 공개적으로 거래될만큼 양질이며, 많은 ‘투자'를 할만큼 매력적이라고 설득해야하기 때문에 사업현황과 마켓에 대한 많은 정보를 성의있게 담아놓았다. 그리고 재정상황과 리스크요인 등에 대해서 명확하고 상세하게 전달해야하는 의무가 있기 때문에 생소한 인더스트리의 계절성이나 리스크를 포괄적으로 파악할 때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참고로 우리나라도 사업보고서와 별개로 상장시 투자설명서를 올리는데, 다음에 S-1과 비교해 보겠다. 궁금하시면 DART에서 열람가능한데 ‘투자설명서'라고 검색하면 IPO말고 모든 CB나 기타 증권상품에 관한 투자설명서가 다 뜨므로 최근 상장한 회사명으로 검색하는 걸 추천함
S-1은 어떻게 찾아보나?
여기까지 읽으셨다면 당장 S-1를 직접 하나 열어보고 싶은 욕망에 가득차있길 바라며…
정도(正道) : SEC에서 운영하는 전자공시시스템 EDGAR를 통해 검색한다.
S-1을 포함해 SEC에 제출하는 모든 공시자료는 같은 방법으로 검색할 수 있다.
EDGAR가 처음이시라면 ‘이 글' 참고

빠른검색 : 구글에 ‘회사명 S-1’ 검색 후 ‘SEC.gov’에 올라온 페이지를 클릭한다.
검색 결과 상단에 나올 가능성이 아주 높다. 바로 HTML형식으로 보여지기 때문에 색인까지 되어있다. 꺄

어떤 회사를 찾아볼지도 모르겠다면 : ‘최근 등록된 S-1 리스트’를 보자
어서 하나 열어보시고 저랑 얘기 나눠요! :D
참고한 주요 링크
- SEC의 증권신고서 설명 : https://www.sec.gov/smallbusiness/goingpublic/registrationstatement
- Form S-1 빈 양식 :
https://www.sec.gov/about/forms/forms-1.pdf
3. Investopedia S-1설명 :
https://www.investopedia.com/terms/s/sec-form-s-1.asp
이어서 읽으면 좋을 시리즈:
- S-1 표지 함께 뜯어보기
- S-1를 찾다가 S-1/A 나 F-1에 도달했다? 이건 뭔가?
- 미국의 S-1과 한국의 투자설명서는 어떻게 다를까? (아직 안씀1)
- Spotify와 Slack의 상장이 Uber와 Pinterest의 상장과 다른 점은? (아직 안씀2)